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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할 무렵,
좋아하던 아이돌 그룹의 노래 가사에 등장하였던 것을 계기로 facebook을 처음 알게 되었다.
싸이월드엔 한참 시들해졌던 시기이기도 했고,
그럼에도 멀리 있는 지인들과 근황을 나눌 통로를 왕왕 고민했던 터라,
뭔가 새로워 보이면서도 아는 사람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익숙한 느낌으로 새로운 SNS에 발을 담구었다.
워낙 귀차니즘이 빈번한 탓인지 자주 찾을 때와 소원할 때가 주기적으로 교차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꽤 오랫동안은 이른바 ‘페북을 한다’의 상태였다. 2년 내외로 지역을 넘나들던 20대의 나에게, 오래된, 떨어진, 궁금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고 듣는 통로는 한편으로 고마운 존재였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친구들의 소식보단 카드섹션 형태의 정보글이, 후기의 형태를 띤 광고글들이 늘어가긴 했지만 그 나름대로 적응하고 사용했던 것 같다. 나름대로 내게 유용한 정보들도 많이 발견했고, 광고하는 상품 중 눈에 띄는 것을 구매해 사용해보기도 했다. 내 지인들이 관심을 갖는 정보, 좋아요를 누른 정보들에는 나도 관심이 가는 것들이 많았으니 장점도 많았다. 페북을 광고매체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그런 면에서 지혜로운 방법이구나 싶다.
아무튼 주기적인 귀차니즘의 방문으로 파란 페북 어플을 엄지로 꾹 누르는 일이 소원해지기 전까지, 페북의 광고성 변화도 내게는 그래 불편한 일은 아니었다. 물론 지인들의 소식을 더 많이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면 좀 더 쉽게 복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만약’은 어디까지나 가정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북을 접게 된 계기라면, 두말할 것 없이 이거다.
http://naver.me/5LndfBmU
마치 게임에서처럼, 요리조리 수집한 내 개인 정보들로 여론을 조작하고 정치에 개입한다는 음모론을 수용하거나 제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 의도도 의지도 없다, 불편한 정서는 어쩔 수 없나보다. ‘스마트’한 생활을 위해 다소간의 사생활과 내 정보를 지불하고 산다해도, 이미 두 번 겪은 개인정보 유출 소식을 자진해서 더 듣고 싶지는 않다는 게 나의 변이랄까.
그래서 1년 넘게 찾지 않던 페이스북을, 휴면계좌를 정리하는 심경으로 탈퇴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음모론까지는 아니더라도, 플레이어로써 와독2를 떠올리게 되는 것은 불가항력적이랄까..)
탈퇴를 결심하게 된 것은 내 손으로 업로드한 내 정보들이건만, 결심하고도 주저하게 한 이유 역시 내 손으로 업로드한 글들이었다. 훌륭한 명문이나 뛰어난 사진아니지만, 그래도 그 때 그 시절의 나의 감상들을 소담하게 담고 있는 것들.
외장하드나 컴퓨터에 저장을 하자니, 하드를 공놀이하듯 다루는 조심성없는 성품 상 남아날 것 같지 않아 고민이 되었다.
그래서 결정하게 된 것이 이것,
포토북이다.
전에 몇 번 사진 인화를 위해 이용해보았던 사이트에서 ‘페@포토북’, ‘인@타포토북’ 같은 상품을 보았던 기억이 나서 다시 방문했다.
어플이케이션에서 페이스북 권한을 받아 책으로 만들고 싶은 기간을 정하고, 그 중 제외하고 싶은 글을 고르고나면 완성.
만들어진 책의 미리보기를 확인한 다음 주문 및 결제로 마무리 되고, 장당 가격을 매기다보니 생각보다 좀 비쌌다. 몇 가지 글과 사진을 제외하고 딱 5만원 선에 맞추고도 피눈물...
그래도 활동이 잦은 편은 아니었던 터라, 이 정도면 선방한 게 아닐까하고 뿌듯해 했다는 후문...허허
그리고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어제, 실제 포토북이 도착했다:)
디스켓 모양의 포장도, 약간 큼직한 느낌의 사이즈도, 인쇄 상태도 만족스러웠다. 이로써 아쉬움을 반감할 수 있게 되었달까.
포토북의 도착과 함께 얼굴책의 문을 닫는다.
페북 탈퇴 후 완전한 정보 삭제까지 2주의 유예기간이 있어서, 4월 초가 되어야 기존의 내 정보가 완전히 사라진달 수 있겠지만.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절차는 이로써 끝.
안녕 내 20대 중후반의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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