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지난 2월 중순 경,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올해는 무엇을 해볼까 고민을 하다 “울산, 원데이 클래스”를 검색했다.
작년 발렌타인데이 때 원데이클래스로 “초코컵떡”을 만들었던 경험이 정말 즐거웠고, 반응도 좋았기에..:) 올해도 대장(남자친구)이 예상치도 못한 선물을 만들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발견하게 된 곳이, 울산 문화아지트​.


발렌타인 맞이 케이크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 공지가 올라온 것을 보자마자 무릎을 탁 치며 이거다, 했더랬다. 소규모 인원으로 진행된다는 말에 혹여라도 수강인원이 마감될 새라 급하게 전화 문의 후 계좌이체를 서둘렀다.

친절한 주인장님의 입금 확인 및 공지 문자를 받고,


룰루랄라 일정을 기록하려고 신나서 다이어리를 펼쳤는데... 아뿔싸. 회사 일정이 떡하니..이 날 칼퇴는 불가다. 원데이 클래스 소식에 너무 신이나서 일정확인을 까먹었던 것.


급하게 드린 문의 전화에 친절하게 응대해주신 주인장님께 대한 죄송함과 클래스에 참여 못한다는 아쉬움이 물밀 듯 차오르던 찰나,
케이크 만들기 일정과 함께 공지되었던 플라워박스 만들기 공지가 떠올랐다.
‘발렌타인데이 선물은 못 만들지만, 대장과 함께 부모님 용돈 박스를 만드는 건 어떨까?’

다행히 주인장님의 양해를 구해, 무사히 플라워 박스 만들기 클래스를 신청했다.​(지금 생각해도..다시금 너무 감사...)



꽃이라니 꽃이라니!
기대하는 마음으로 며칠을 기다리다, 드디어 대망의 클래스 당일인 명절 연휴의 첫날! 클래스를 듣게 될 블리스제이​에 방문했다.


초행길이라, 자연스레 꽃집을 훅하니 지나쳐가는 바람에 길을 되짚어 돌아와야한 불상사도 발생했지만. 한낮을
맞이하기 전 도착한 블리스제리는 참 예쁜 꽃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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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게 챙겨주시는 차 한 잔으로 인생 첫 플라워 박스 만들기가 시작되었다.



정갈하게 준비된 재료들:)
선생님들께서 미리 준비해주신 생화와 오이시스 담긴 선물 상자, 그리고 꽃을 다듬을 가위가 각 자리에 준비되어 있다.



본격적인 수업에 앞서, 각각의 꽃에 대한 소개와 꽃을 꽂고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셨는데 꽃의 이름을 듣고 배우는 시간이 왠지 참 좋았다. 사전지식이 없이 볼 때는 그저 “꽃이네 예쁘네”할 뿐이었는데. 이름을 아는 것만으로도 한송이 한송이 만지는 것이 조금 조심스러운 느낌이었달까.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준비해 온 용돈을 박스에 담기 위한 사전 작업을 마무리하자, 본격적인 꽃꽂이 시간이 시작되었다.


생각보다는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선생님이 무심한 듯 꽂았을 땐 곱디 고운 색의 배치가.. 나의 간절한 위치 선정에선 덜 예뻐졌다. 게다가 내가 느끼는 것 보다 꽃의 줄기는 연약한데, 내 손끝의 힘은 얼마나 억센지..
선생님의 응급처치가 없었다면, 내 손끝에서 댕강 잘린 튤립의 꽃망울은.. 내 박스에 자리하지도 못한 채 아스라이 사라질 뻔 했다....
아, 이래서 꽃꽂이를 배우는 거구나, 플라워아트를 하는 선생님들은 예술가일 뿐 아니라 기술자이자 전문가이시구나..하고 탄성을 자아낼 수 밖에 없었다는 후문!

그래도 어떻게든 무사히 완성!
​(선생님 감사합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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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다 만드니 뿌듯하고 고운 마음:)
사진도 예쁘게 찍어주셨다.



예상외의 고군분투가 필요했지만, 완성작품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각기 의기양양하게 용돈박스를 들고 각자의 집으로 향하며 연휴날 데이트도 끝:)

후문을 붙이자면,
생화가 피어나며 연휴기간 내내 박스안에 꽃들은 더 아름다웠다. 꽃은 좋아하던 엄마가, 아이처럼 좋아하시는 모습에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아, 왜 오만원권이 아니냐는 마미의 물음엔..대답할 수가 없었다. ...엄마 미안.


원데이 클래스의 매력은, 내가 생각해보지 않았던 혹은 관심있던 분야를 가볍게 경험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다는 게 아닐까싶다. 내가 작년 만든 컵떡을 계기로 ‘떡만들기 배우고싶어’를 입에 달고 실행에 옮길 용기를 얻는 것처럼, 어쩌면 내가 좋아할지도 모를 새로운 분야로의 관심을 자라게 해 줄지도 모르고 말이다.
더불어, 개인적인 성취감은 덤인 것으로:)

언젠가 또 새로운 분야의 원데이 클래스를 도전해야지!

posted by L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