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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때가 왔다.
천년만년 길을 내주지 않을 것만 같던 동장군이 쫓기듯 물러가고, 빈 자리만큼 더운 기운이 몰려든 것만 같다.
본디 날이 따뜻해질 무렵이면 괜한 우울감을 호소했건만..이번 봄은 한껏 더 우중충하다.
옷, 옷이, 얇아져선... 안돼..................
어째서인지, 는 당연히 운동 부족이겠지,
7kg에 육박하는 체중 변화가 있었고...
무거워지는 몸과 들어가지 않는 바지로 체격의 변화는 진즉에 느꼈건만. 좀처럼 게을러진 습관은 변하지 않았다. 지금 내 둘레에 소복히 쌓인 덕은 그 결과다.
물론 문제를 자책하지 않은 것은 아니건만..
그러다 문제의 날.
지난 달 본가에 내려갔다가, 엄마(미모의 50대 여인) 앞에서 옷을 훌렁훌렁 갈아입던 중 본의 아니게 맨몸을 공개하곤 ‘아무리 그래도 아가씨가 이건 아니지’라는 타박을 듣고야 말았다...
꽃돼지 소리를 듣던 소싯적의 엄마이지만 아가씨 때 배는 나오지 않았었다는 경험담(?)과 함께.
엄마의 아가씨절은 23세에 마감되지 않으셨냐는 의문이 목끝까지 올라왔지만,(나는 이미 앞자리가 생기고 바뀌고 또 바뀌었거늘)
엄마의 취미가 배구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의문을 삼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아직 정상체중’이라는 나의 볼멘소리는, 내 옆구리 살을 촉진하는 그녀의 손에 가볍게 묵살되었다.
운동을 시작해야만 한다.
이대로는 봄여름 옷을 통째로 다 새로 사야하는 일이 발생한다.
실한 무게와 가벼운 지갑을 맞바꿀 수 없다는 간절함으로...
그래서 시작했다.
“해본다, 운동. 라테스민턴”
‘라테스민턴’은 라켓볼+테니스+배드민턴의 합성어로, 어디서든 혼자서도 할 수 있도록 개발? 발명? 개량?된 라켓 운동이라도 한다.
이렇게, 파우치에 모래나 자갈을 넣고, 여기에 탄성 로프로 공과 파우치를 연결하면 운동 준비 끝!
파우치는 손크기 정도와 유사한 크기로 그렇게 크지 않고, 공은 테니스 공보다 약간 작다.
공과 파우치를 연결한 로프가 일반줄이 아닌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어드는 탄성을 갖고 있어서, 라켓으로 쳤을 때 붕~하고 날아갔다가 다시 내쪽으로 당겨져오기 때문에, 실내에서 사방의 벽을 이용하는 스쿼시나 라켓볼처럼 혼자서도 할 수 있다.
줄을 풀리지 않도록 묶는 것이 중요하다는 후기를 보고, 클라이밍을 할 때 배웠던 8자매듭을 사용하였다. 참고로 클라이밍을 안 간지 5개월 차에 접어들어서..매듭법을 찾기 위해 기억을 더듬느라 거의 20분을 낑낑거렸다.
‘네이버 등반교실 참고’
http://naver.me/xBblGRNX
위의 글에서 읽고 알았는데,
내가 로프를 맨 방법은 그냥 8자매듭이 아니라 되감기 8자 매듭과 옭매듭
로프를 묶고 암벽 등반을 하다가 밑으로 떨어질 때도 풀리지 않는 매듭법이기 때문에, 갑자기 떨어져 당겨지는 등의 상황에서 더 단단하게 묶이는데, 그 덕분에 열심히 치다보니 매듭이 더 튼튼해졌다.
(매듭 이름을 알았더라면, 구글링해서 금방 찾았을텐데...)
라테스민턴 라켓 세트를 살 때,
이렇게 술이 달린 공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 공은 두 사람이 배드민턴 치듯이 운동하거나 벽에 대고 라켓볼 처럼 운동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 같다.
둘이서 배드민턴처럼 치려고 한 두번 시도해보았는데, 바람 탓에 맞추기가 어렵기도 했고, 공이 가벼운 편이라 쉬이 멀리 날아가고 원하는 곳에 꽂아넣을 수 없었다ㅠ
다음번에 실내에서 칠 기회가 있다면, 벽에 대고 연습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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