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2017년 2월.
연애를 시작하고 맞이하는 첫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마음이 설레설레하던 겨울. ‘뭐뭐’데이의 무용론자인 나였건만, 처음인만큼 뭔가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로망에 강하게 사로잡히고 말았다.

원데이 클레스들을 열심히 알아보던 중 앙금 플라워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고, 당시에는 떡의 보관 기간이 짧아 대장에게 전달해 줄 수가 없어 수업수강을 포기했었다. 그 대신 예쁜 브라우니떡 만들기원데이 클래스를 수강할 수 있게 되어, 맵쌀과 찹쌀을 섞어 떡 만드는 것의 재미를 처음 알게 되었더랬지.
이후에 꾸준히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아쉽게도 시간과 거리의 문제로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었는데..

이번에 한마음회관에서 진행하는 앙금 플라워 수업을 알게 되어, 가슴 한켠에 고이 모셔두었던 떡의 로망을 꺼내보게 되었다.


​앙금 플라워 첫 도전의 결과물들:)

기대에 부푼 수업 첫날.
칼퇴 실패로 수업에 지각하는 바람에, 아쉽게도 선생님의 설명 앞부분을 놓치고 말았다. 한참 열심히 설명하시는 도중에 들어오는 바람에, 방해가 된 것은 아닌지.. 선생님께서 주시는 도구를 받아들고, 급히 자리에 앉아 준비해온 앞치마를 꺼내 입었다.-또다른 준비물로는 행주가 있었는데, 물에 적셔오지 못해서 사용 실패. ​앙금플라워 수업 시 행주는 물에 적셔서 준비해야합니다응...​​(행주로 무얼하든 그렇지 않던가...바보)

각각의 소도구들의 이름과 용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선생님께서 알려주시는 순서에 따라,

1. 그릇에 앙금 덜기
2. 앙금에 색깔섞기
3. 짤 주머니 끝을 자르고 커플러 끼우기
4. 짤 주머니에 앙금 담기
5. 팁 끼우고 짤주머니 손에 잡기
6. 꽃받침에 앙금 꽃 짜기
7. 완성한 꽃, 꽃받침에서 내리기

의 순서로 ‘장미’만들기를 배워나갔다.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짠!’을 선사하시며, 손끝에서 장미 꽃송이를 만들어내는 선생님의 모습을 뵙자니..적잖이 밥아저씨 생각이 났다. 그 왜 있지 않은가, 풍성한 갈색 뽀글 머리를 자랑하며 나오셔서 멋드러진 소나무를 쓱쓱 그려내시곤, “참 쉽죠?”라는 훼이크를 시전하시던.


​(이미지 출처: 나무위키. ​그리고 참 쉽지 않았다고 한다)

“한바퀴 반을 돌려서 봉오리를 만들고,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세 번 감싸서 첫 꽃잎을 만들어 보아요^^”

...네?

“처음이라 좀 어렵게 느껴지시죠? 다시 보여드릴게요~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음...네?


허허...
분명 선생님의 목소리는 친절하고, 사방에서 끊임없이 보여주셨건만.. 선생님의 손끝에선 꽃잎이 떨어지건만, 내 손끝에선...음?

그리고 드디어!
몇번의 끈질긴 실패 끝에 만들어 낸 첫 꽃봉오리:)



흐허...이 봉오리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얼마나 수많은 앙금들이 허무히 바스러져 갔던가... 우리 분단에 다른 수강생 분들은 솜씨 좋게 예쁜 꽃망울들을 한송이 두송이 내려놓고 계시건만...첫 30분이 넘게 내앞엔 저 꽃이 다 였다...ㅠ

천천히 만들어 가며, 또 망쳐가며
2시간 동안 완성한 꽃송이는 겨우 8송이가 다였지만
뭔가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오랜만에 참여하니 괜시이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마지막엔 앙금이 모자른 바람에 다른 색으로 섞어둔 앙금을 보충했더니, 의도치않게 그라데이션 장미로ㅎㅎ 역시 연습이 필요한 것인지, 마지막 꽃이 가장 마음에 들게 활짝 피어났다:)



(​먹는 것은 순간이거늘, 정성은 한참이구려)

처음으로 완성한 입사귀들은 먹지 않고, ​실패해서 다시 넣고 다시 넣는 바람에 손을 대서 먹을수가 없,​ 그대로 다시 뭉쳐서 연습하려고 고이 집으로 모셔왔다. 다음 시간에는 백설기 위에 꽃을 올려본다고 하니, 시간 날때 연습해서 가는 걸로!
아쉽게도 이 수업에서는 떡 찌는 것을 배우지는 않는다고 한다. 자격증을 목표로 하는 수업에서는 보통 3시간 수업을 하고, 떡을 찜기에 올려두고 앙금 꽃을 짜는 듯! 혹시라도 앙금플라워 수업을 계획 중인데, 떡도 배우도 싶다는 생각이라면 사전에 문의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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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에서 사용했던 앙금플라워 도구들.
수업 시간엔 지각해서, 다음날 따로 촬영한 사진으로 대신한다.



왼쪽부터 ​꽃받침, ​나무앙금꽂이, ​꽃가위

꽃받침은 앙금꽃을 만드는 작업대 같은 역할이고 장시간 들고 있기 힘드니 나무로된 앙금꽂이에 꽃아서 세워두었다. 꽃가위는 앙금꽃을 완성 한 다음 꽃받침에서 떼어내는 역할.


​짤주머니, ​​​커플러(돌려서 끼우는 뚜껑을 분리해 둔 모양)

짤주머니는 앙금을 넣어 짜는 도구이고 커플러는 짤주머니에 꽃모양을 내는 팁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참고로 위의 짤주머니는 열탕소독해서 여러번 재사용할 수 있는 것인데, 수업 중에는 선생님께서 가져오신 일회용 비닐 짤주머니를 사용했다. 위생팩을 뜯어 쓰듯 뜯어서 가위로 끝을 잘라 사용했다.


​(이미지 출처: http://m.riceclaymall.com/product/detail.html?product_no=227&cate_no=77&display_group=1#none)



​​스크레퍼, ​

스크래퍼는 빵이나 떡 위를 평평하게 하거나 반죽을 모으거나 떡을 자르는데도 사용하도, 짤주머니에 넣은 앙금을 짜기 좋도록 입구쪽으로 밀어서 모으는 역할로 주로 많이 사용했다(치약을 끝에서부터 짜듯이). 팁은 앙금을 짤때 모양을 낼 수 있도록 여러가지 모양을 띠고 있다.


(이렇게 앙금꽂이 위에 꽃받침을 놓고 꽃을 짜거나 꽃받침을 들고 꽃을 쩌고 완성 후 꽃 가위로 들어서 옮긴다)


짤주머니가 불투명해서 안보일까봐 비닐로 시연ㅎ
짤주머니 안쪽에 커플러의 긴 부분을 넣고, 커플러 끝이 밖으로 조금 나오도록 짤주머니 끝을 짤라준 다음,


그 바깥쪽에 워나는 모양 팁을 끼우고


커플러의 다른 부분을 돌려끼워서 고정하면 완성.
이제 짤주머니 안에 앙금을 넣어서 꽃을 짜면 된다:)

나는 수업을 해주시는 강사분께서 단체로 소도구를 구입해주셨고, 자가 구입 하고싶은 경우를 위해 판매처도 안내해주셨다.


​선생님 너무 친절하심❤️

오프라인 구매를 원한다면 ​울산에서는 홈베이킹마트와 홈베이킹한솔에서 구매 가능하고, 온라인으로는 선생님께서 소개해주신 베이킹스쿨과 소소샵 외에도 여러 사이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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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금플라워 수업을 수강하고 처음 알게 된 것.
하나. 생각보다 팔이 무척 아프다. 생크림같은 재질이 아니다보니, 잘 주머니를 들고 앙금을 짤 때 약간은 악력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둘. 앙금에 색을 내는 가루(내가 사용한 가루는 복분자와 단호박)를 너무 많이 섞으면 앙금이 많이 빡빡해져서 짜내기가 정말 힘들다. 그럴 경우에는 물을 소량 섞는 것이 좋다고 한다.
셋. 앙금만 주문해서 판매하는 곳이 있다. 주로는 집에서 직접 앙금부터 내기가 힘들어 앙금은 주문해서 사용한다고 한다.

요 정도:)



나중에 또 연습해야지❤️

posted by Lan-i